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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David J. Downs. The Offering of the Gentiles: Paul’s Collection for Jerusalem in Its Chronological, Cultural, and Cultic Contexts. WUNT 2.248. Tübingen: Mohr-Siebeck, 2008. xv + 204 pp. Pbk. US$90.00. ISBN: 978-3-16-149607-3.

이 논문은 현재 미국 풀러 신학교 교수인 David J. Downs가 2007년 Beverly Roberts Gaventa 교수의 지도 아래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에서 작성한 박사 논문을 수정하여 출판한 것이다. 본 논문이 다루는  ‘바울의 예루살렘 연보’(Paul’s Jerusalem Collection)라는 주제로 지난 17년 동안 몇몇 중요한 학술 논문들이 출판되었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 주제는 현대 신약학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분야”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저자가 탐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책의 소제목을 통해 대략 가늠해 볼 수 있다. “바울의 예루살렘 연보 문제의 연대기적, 문화적, 종교적 배경 연구”( Paul’s Collection for Jerusalem in Its Chronological, Cultural, and Cultic Contexts). 저자는 독자들로 하여금 “예루살렘 연보에 대한 연대기적, 사회-문화적 맥락에 주의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면, 이 구제금 프로젝트가 바울신학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한 보다 풍부한 이해를 돕는다”(2)고 설명한다. 저자는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 논지를 전개한다.  

1장(“introduction”)에서 저자는 현재 신약 학계가 바울의 연보라는 주제를 어떤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는지4가지로 요약 정리하고 평가한다. 저자에 따르면, 학계에서는 예루살렘 연보를 (1) 종말론적 사건(eschatological event), (2) 의무(obligation), (3) 에큐메니컬 헌금(ecumenical offering), (4) 구제금(material relief)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이해한다. 저자는 연보에 대한 학계의 해석을 하나씩 간략히 분석하면서, 바울이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가 바울 자신의 삶과 신학에 미치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동시에 저자는 이러한 네 가지 동기들이 반드시 서로 배타적인 것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도 (1)과 (2)의 해석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이방인을 염두에 두고, 그들이 시온을 향한 종말론적 순례를 이룬다는 개념에 대해서는 바울서신과 사도행전 그 어디에도 개연성 있는 언급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이 점에서 저자는 Munch, Georgi, Nickle의 견해에 반대한다). 또한 저자는 바울이 예루살렘 교회의 리더들에 의해 자신에게 지워진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이 점에서 Jourbert의 견해에 반대한다. cf. 갈 2:10, 롬 15:26-27). 오히려 저자는 바울의 이 연보 프로젝트가 바울 자신의 순수한 동기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본다.

2장(“The Chronology of the Collection”)에서 저자는 예루살렘 연보에 대한 연대기적 증거들을 주의 깊게 살핀다. 이를 통해 저자는 갈 2:10(“가난한 자들을 기억하라”)을 통해 바울이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의 제안이나 명령에 따른 결과로 연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기존 학계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한다. 대부분의 학자들의 주장하는 바와 달리, 저자는 갈 2:10에 나타난 부탁은 바울이 안디옥의 대표로 있었던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진행되었던 구제 프로젝트였다고 주장한다(cf. 행 11:27-30). 따라서 저자는 구제 헌금 프로젝트가 한 번이 아닌 두 번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특별히 두 번째로 이뤄진 연보 모금은 바울이 안디옥교회에서 나온 이후 자기 자신의 동기에 의해 별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역사적 재구성을 위해 사도행전의 자료를 세세히 살펴본 후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사도행전의 네러티브는 그 자체로 읽게 될 때 그리고 바울 서신의 정보를 사도행전에 주입하지 않고 본다면, 바울의 선교와 관련하여 교회를 통해 이뤄지는 예루살렘 연보에 대한 그 어떤 언급이나 암시도 발견할 수 없다”(162). 만약 바울의 연보가 예루살렘 지도자들의 부탁이 아닌 바울 자신의 동기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본다면, 이 사실이 가진 의미와 중요성은 무엇일까? 사실 이 질문은 저자가 4장에서 본격적으로 제기하고자 하는 핵심 주장을 위한 이론적인 기반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저자는 바울이 이 예루살렘 연보 모금을 “공동예배의 행위”(as an act of corporate worship)로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3장(“The Pauline Collection and Greco-Roman Voluntary Associations”)에서 저자는 예루살렘 연보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살핀다. 특별히 이 예루살렘 연보를 당대의 이방과 유대 사회에 존재했던 ‘자발적 협회들’(voluntary associations)과 비교 분석한다. 저자는 초기 기독교와 후기 고대 사회 종교의 비교 연구에서 흔히 나타나는 두 양 극단을 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보다 균형적인 연구를 위해 Jonathan Z. Smith에 의해 제시된 방법론을 차용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바울의 예루살렘 연보 프로젝트와 고대의 자발적 협회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신약 성경이 말하는 예루살렘 연보 문제를 보다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역사적 배경이라고 주장한다.

4장(“The Collection as an Act of Worship: Paul’s Cultic Rhetoric”)은 본 논문의 핵심이다. 예루살렘 연보라는 주제에 대한 저자의 독창적이면서 학문적인 공헌을 담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전 16:1-4, 고후 8-9, 그리고 롬 15:14-32와 같은 이 주제와 관련된 해당 본문을 주의깊이 석의한 후 신학적 분석을 시도함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한 견해를 도출한다. 특별히 저자는 롬 15:15-16에 나타나는 “이방인의 헌금” (the offering of the gentiles)라는 구문에 대한 새로운 읽기를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그러나 내가 너희로 다시 생각나게 하려고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더욱 담대히 대략 너희에게 썼노니 이 은혜는 곧 나로 이방인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의 일꾼이 되어 하나님의 복음의 제사장 직분을 하게 하사 이방인을 제물(ἡ προσφορὰ τῶν ἐθνῶν)로 드리는 것이 성령 안에서 거룩하게 되어 받으실 만하게 하려 하심이라”(롬 15:15-16). 대부분의 학자들은 τῶν ἐθνῶν 를 동격, 혹은 목적격적 속격으로 해석하여, 이방인이 자신들을 ‘상징적’ 의미에서 헌신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구절이 주격적 속격(“이방인이 드리는 제물”)으로 해석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본 구절이 가난한 자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방인 교회들이 모듬한 연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저자는 τῶν ἐθνῶν 을 주격적 속격으로 해석하게 될 때, 많은 학자들의 추론하는 바와같이 이사야 66장이 롬 15:16의 배경이 된다는 견해는 신빙성이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시도하는 새로운 읽기가 옳고 그른지의 여부를 떠나 논의가 진행될 수록 이 해석을 시도하는 저자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저자는 예루살렘 연보에 대한 이사야서의 영향을 배제함으로써,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주장을 더욱 명확히 드러내고자 한다. 저자의 핵심 주장은 다음과 같다. 예루살렘 연보를 언급하는 분문의 문맥을 살펴보면, 많은 예전 혹은 예배 의식에 대한 메타포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예루살렘 연보를 이방인들이 예루살렘으로 종말론적인 순례를 한다는 이사야적 예언의 성취로 이해하기보다, 종교-의식의 행위로서의 상호 의무(mutual obligations)의 관점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5장(“conclusion”)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전개한 핵심 논지들을 종합하고 요약한다. 이 부분은 전체 논지 전개를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전체 참고문헌과 함께 고대와 현대의 문헌들에 대한 색인을 담고 있으며, 주제 색인도 함께 포함되어 있어 독자의 이해와 편의를 돕고 있다.

간략히 이 책을 평가하자면, 저자인 Downs는 매우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내용을 구성하여 설득력 있게 논지를 전개한다. 또한 바울의 연보 프로젝트에 대한 저자 자신의 독특한 해석을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한 방법론과 증거 자료들을 채택하여 사용한다. 언뜻 보기에 부제인 “연대기적, 사회문화적, 그리고 신학적 분석”이 각각 독립된 장으로 이뤄진 것 같지만, 저자의 논지를 따라가다보면, 각 장이 내용상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저자의 주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는 저자의 탁월한 글쓰기 능력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의 핵심 논의 가운데 하나인 바울의 연보 문제에 있어서 이사야적 배경을 원천적으로 배제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저자의 주장인 연보의 예배적 성격을 상대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이끌어낸 다소 단정적인 결론이라는 느낌이 든다. 비록 학계에는 여전히 바울의 구약 인용 문제에 대한 다양한 논쟁이 있고, 필자 또한 바울 서신에 나타난 구약의 반향과 암시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작업이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는 사실에는 당연히 동의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바울의 내적 동기에 구약 성경이 미친 영향력을 쉽게 간과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전히 구약 성경(특별히 이사야서)에는 바울의 내적인 동기에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할 수 있는 개연성있는 구절들이 다수 존재한다. 예를 들자면, 고후 9:10은 이사야 55:1(LXX)의 직접 인용이며, 이 이사야 구절은 종말론적(혹은 시온의) 순례 모티프를 강조하는 문맥에 위치해 있다(참조. 사 2:2-4; 11:10-12; 25:6-10; 56:6-8; 60:1-14; 61:6; 66:12). 또한 이사야서에서는 이스라엘의 경제적 가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들이 수시로 등장한다. 물론 바울의 내적 동기 가운데 종말론적인 인식이 압도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자가 자신의 주장을 납득시키기 위해서 바울의 연보 프로젝트에 대한 일관성 있고 설득력 있는 기존의 성경신학적 담론을 무시하면서, 지나치게 쉽게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저자는 구약과 신약은 물론, 사도행전과 바울 서신 사이의 단절성을 강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부분은 이후의 연구를 통해 재평가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바울의 연보 문제와 관련하여 출판된 논문들(cf. Harris와 Jourbert의 논문) 가운데 바울의 삶과 신학에서 예루살렘 연보 문제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가장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는 논문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해석의 필요성에 대한 저자의 제언도 물론 중요한 가치를 가지지만, 다양한 그리스-로마 시대의 1차 자료들과 근대 이후 출판된 2차 자료들을 훌륭히 소화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바울의 연보 문제에 대한 좀 더 폭넓은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은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 예루살렘 연보라는 주제에 대한 연구를 생각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선교사로서의 바울의 삶과 정체성, 그리고 그의 gift-giving 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작성자
조명훈 [Ph.D Student at McMaster Divinity College, Canada]

Book Information

David J. Downs. The Offering of the Gentiles: Paul’s Collection for Jerusalem in Its Chronological, Cultural, and Cultic Contexts. WUNT 2.248. Tübingen: Mohr-Siebeck, 2008. xv + 204 pp. Pbk. US$90.00. ISBN: 978-3-16-149607-3.